현대건설이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IBK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이번 자금 조달이 표면적인 신사업 투자 외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에 대비한 재무 유연성 확보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5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만기 5년에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이자 비용 없이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전환가액은 주당 15만607원으로, 9일 종가(12만2300원)보다 23.1% 높게 책정됐다. 특히 이번 전환사채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과 조기상환청구권이 없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조달 자금 전액을 해상풍력, 태양광,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뉴에너지 사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는 PF 보증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봤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현대건설의 PF 관련 신용보강 보증금액은 13조1000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7조8000억원) 대비 169.0%에 달하는 규모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F 보증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신용등급 방어와 압구정·복정 등 대형 사업 대응을 위한 신용공여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은 오는 7월 7일 납입될 예정이다. 전환 청구는 2027년 7월 7일부터 가능하며, 향후 주가 수준에 따라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