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모인 기금이 명확한 목표 없이는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요크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보존 과학 및 실제'(Conservation Science and Practice)에 아프리카 코끼리 보호 기금 분배 사례를 분석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24개국 79개 보호구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보존 프로그램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적의 기금 지원 대상이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전체 코끼리 개체 수 극대화'를 목표로 할 때 가장 효율적인 자금 배분 전략은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를 목표로 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연구팀은 현재 이뤄지는 관행적인 기금 배분 방식이 한정된 재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의 재정 능력이나 예측 불가능한 민간 기부에 따라 자금이 분배되는 현재 방식은 비전략적이라는 비판이다.
대신 연구팀은 예산 규모에 따라 기금 지원 전략을 유동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산이 적을 때는 관리 가능한 여러 소규모 서식지에 집중해 개별 개체군을 확보하고, 예산이 늘어나면 대규모 보호구역의 개체 수 감소를 막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지원하는 기존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결과다.
연구 공동 저자인 롭 크리츨로우 박사는 "기부자, 정부, 비정부기구(NGO)는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기 전에 보존 성공이 어떤 모습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가 코끼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인원, 대형 포식자 등 다른 대표적인 멸종위기종 보호는 물론, '생물다양성 보존'이라는 더 넓은 목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