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스마트폰과 기가비트급 인터넷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낡은 와이파이(Wi-Fi) 공유기 때문에 제 속도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를 운영하는 우클라(Ookl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와이파이 네트워크 샘플의 33.2%가 2009년에 표준화된 구형 기술인 '와이파이4'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억 명의 소비자가 10년 이상 된 낡은 기술에 의존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는 주기적으로 교체하지만, 공유기와 같은 가정 내 네트워크 장비는 교체 주기가 훨씬 길기 때문이다.

이러한 격차는 최신 기기가 구형 장비 때문에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병목 현상을 유발한다. 특히 와이파이4와 와이파이5 같은 구형 공유기는 최신 기술인 와이파이6E나 와이파이7이 사용하는 6GHz 주파수 대역에 접속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6GHz 대역을 지원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구형 공유기에 연결하면 해당 주파수 대역의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우클라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와이파이 기술 점유율은 와이파이5가 38.3%로 가장 높았고, 와이파이4(33.2%), 와이파이6(26.7%)가 뒤를 이었다. 2024년 인증된 최신 기술인 와이파이7의 점유율은 1.8%에 불과했다.

문제는 현대 가정이 스마트폰, 스트리밍 TV, CCTV, 게임기, 스마트 가전 등 수많은 기기를 동시에 하나의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형 공유기는 이렇게 복잡하고 혼잡한 디지털 환경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특히 아파트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무선 신호 간섭이 잦아 연결이 불안정해지고 속도 저하와 지연 시간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화상 회의,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홈 시스템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론적으로 와이파이7은 6GHz 대역에서 최대 46Gbps의 속도를 지원할 수 있다. 반면 와이파이4는 이상적인 조건에서도 최대 속도가 600Mbps에 불과해 현대의 4K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활하게 지원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다.

우클라는 "와이파이는 실내 인터넷 트래픽 대부분을 처리하는 핵심 장비"라며 "소비자들이 더 빠른 인터넷 요금제에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낡은 공유기가 실질적인 성능을 저해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