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아프리카 아동의 발육 부진이 약 3.5%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트르담대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아프리카 34개국의 16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아동 발육 부진은 만성 영양실조의 핵심 지표다.

연구팀은 실제 관측된 기온 변화 데이터와 기후 시뮬레이션 모델을 결합해 자연적인 기온 변동을 제외하고 오직 인간 활동에 의한 기온 상승 효과만을 분리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인간이 유발한 기온 변칙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아동 발육 부진이 3.45%씩 뚜렷하게 증가하는 통계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아룬 아그라왈 노트르담대 교수는 "지구 배출물이 아동의 영양실조로 직접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극심한 더위가 식량 가용성을 제한하고 가격을 올리면, 가장 먼저 어린아이들이 생물학적 결과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맞물려 위기를 가중시키는 '이중고'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자체가 발육 부진을 늘리는 동시에, 지역 사회 내 불평등 역시 발육 부진의 일관된 예측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그라왈 교수는 "부유한 가정은 다른 곳에서 식량을 구매해 흉작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가난한 가구는 소득과 기본 서비스 접근성을 동시에 잃으며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깨끗한 물이나 위생 시설,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단순히 기반 시설을 짓는 환경 문제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사회 불평등 해소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해결책으로 ▲가계 회복력 투자 ▲산모 교육 강화 ▲깨끗한 물·위생 시설(WASH) 확충 등을 제시했다. 교육받은 산모는 영양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깨끗한 물은 영양분 흡수를 방해하는 반복적인 감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