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뇌졸중 등으로 실어증을 앓는 환자의 뇌를 '디지털 트윈'으로 복제해 가장 효과적인 언어 재활 치료법을 제시하는 길이 열렸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두뇌회복센터(CBR) 스와티 키란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2개 국어 이상을 구사하는 실어증 환자에게 어떤 언어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실어증은 뇌졸중이나 뇌 손상 후 언어 구사나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특히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뇌 속 언어 시스템이 더 복잡하게 얽혀있어 재활 접근이 더욱 까다로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 '바이렉스'(BiLex)는 환자 개인의 뇌 언어 시스템을 컴퓨터에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한다. 이는 환자의 평생 언어 사용 경험, 뇌 손상 후 특정 언어 장애 수준 등을 반영해 개인 맞춤형으로 만들어진다.
이 모델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반 AI와 달리, 특정 환자의 뇌가 여러 언어의 단어를 어떻게 구성하고 사용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한다. 연구팀은 이 디지털 트윈을 통해 특정 치료법을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시험해 볼 수 있다.
기존에는 환자가 원하는 언어나 치료사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주로 영어)로 재활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별 최적의 치료 언어를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 결과, AI 모델의 예측은 환자들의 언어 사용 이력이나 실어증의 심각도에 따른 개인별 차이를 정확하게 포착해냈다.
키란 소장은 "이번 연구는 2개 국어 구사자의 실어증 회복이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재활 전략을 안내하는 데 있어 컴퓨터 모델의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 모델링 분야가 발전함에 따라 환자의 고유한 언어 프로필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 개발에 이 기술이 매우 유용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