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년 전 다람쥐 배설물 화석에서 고대 북극 생태계의 비밀을 풀어낼 유전 정보가 대거 발견됐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하카이 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유콘 지역 영구동토층의 고대 다람쥐 굴에서 수집한 배설물 화석에서 고대 환경 DNA(ae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를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배설물 화석은 약 3만년 전부터 최대 70만년 전의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DNA 중 하나로 기록됐다.

연구팀은 이 배설물에서 땅다람쥐뿐만 아니라 털매머드, 말, 스텝 들소 등 대형 포유류의 미토콘드리아 게놈 18개 이상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회색늑대, 퓨마나 아메리카치타로 추정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 200종이 넘는 식물군의 유전자 정보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로 과거 북극 땅다람쥐의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약 70만년 전 유콘 지역에 살았던 땅다람쥐 계통은 현재는 시베리아 서부에서만 발견되는 종과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에 같은 종으로 추정됐던 것과 다른 결과로, 과거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라 동식물 종이 어떻게 이동하고 적응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헨드릭 포이너 맥마스터대 고대DNA센터 소장은 "다람쥐의 배설물은 고대 베링기아 지역의 다양한 유전 정보를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하고 있는 뛰어난 저장소"라며 "이를 통해 과거 환경을 재구성하고 거대 동물의 진화와 멸종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땅다람쥐는 다양한 식물, 곤충, 사체 등을 먹이로 삼고 수집한 물질을 굴에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 이 굴이 수만 년간 얼어붙어 보존되면서 당시 생물학적 기록이 고스란히 남게 된 것이다.

포이너 소장은 "과거 기후변화에 따른 유전자 변화를 분석하면 오늘날 동물이 현재의 기후 온난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해당 지역 원주민인 트론덱 흐웨친 부족의 허가를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