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를 전달하는 RNA(리보핵산)의 '꼬리' 부분이 특정 단백질이 올바른 형태로 접히도록 돕는 '샤페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 크리스틴 마이어 박사 연구팀은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Cell)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가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분자생물학의 오랜 통념을 뒤집는 발견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단백질 생성 정보를 담은 전령RNA(mRNA)의 끝부분, 즉 '3' UTR'(3' 비번역 부위)로 불리는 꼬리 부분이 이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에는 특화된 단백질만이 다른 단백질의 구조 형성을 돕는 샤페론으로 알려졌으나, RNA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음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특히 '내재적 무질서 영역'(IDR)을 포함해 구조가 복잡한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이 꼬리 부분이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일시적으로 달라붙어 잘못 접히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간 유전체에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약 8개 중 1개꼴인 27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이 RNA 샤페론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마이어 박사는 "수천 개의 조절 단백질에 있어 유전 암호만으로는 기능적인 단백질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RNA 샤페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과학계의 실험 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연구팀은 실험 편의를 위해 mRNA에서 3' UTR 부분을 잘라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잘못 접힌 비활성 단백질을 연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