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미국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를 방문하며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뤼도 총리가 이번 주 인도를 시작으로 호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순방은 미국 외 국가로 무역을 다변화하고, 특히 2023년 외교 갈등을 빚었던 인도와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캐나다의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적 압박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가 추진하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문제 삼아 캐나다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과거에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니얼 베일런드 맥길대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의 발언과 정책이 캐나다로 하여금 미국 외 서방 국가는 물론 인도, 중국 같은 나라와도 경제 관계를 다변화하도록 명백히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향후 10년간 비(非)미국권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가 캐나다 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강대국의 경제적 강압을 비판하는 '다보스 독트린'을 발표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로버트 보스웰 토론토대 교수는 "인도와 같은 국가와의 우호 관계는 트뤼도 총리가 제시한 다보스 독트린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문은 2023년 최악으로 치달았던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당시 캐나다 정부는 자국 내에서 발생한 시크교 분리주의 지도자 암살 사건의 배후로 인도 정부를 지목하며 외교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인도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이후 미국 검찰도 2023년 뉴욕에서 발생한 또 다른 시크교 지도자 암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인도 정부 관리를 지목한 바 있다.
양국은 지난해부터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무역 협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만 캐나다 내 시크교 공동체는 트뤼도 총리의 대인도 관계 개선 노력을 '원칙 없는 항복'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