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맺은 계약에서 대금 지급이 늦어졌을 때 적용하는 지연손해금 이율은, 계약서에 별도 약정이 있다면 상법상 법정 이율보다 우선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C사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원심이 적용한 상법상 이율(연 6%)이 아닌, 계약서에 명시된 약정 이율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해당 계약 특수조건에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지연 이자를 지급한다고 명시된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이는 지연손해금 이율을 '금융기관 대출평균금리'로 적용하기로 당사자 간에 합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연손해금률에 관한 약정이 있으므로 법정이율이 아닌 약정된 금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C사가 받을 물품대금 지연손해금을 상법이 정한 연 6%로 계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별도 약정이 있음을 이유로 법정이율보다 낮은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이 작업중지명령 경위 등을 고려해 C사가 부담해야 할 지체상금을 20% 감액한 조치는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체상금 감액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상고는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