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됐던 아들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면하게 됐다. 피해자인 아버지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것은 무효라는 판단에서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비상상고심에서 원심의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4일 충남 천안의 한 마트 앞에서 아버지 D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피해자인 아버지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1월 6일 수사기관에 아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다.

존속폭행죄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검찰은 2023년 10월 A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2024년 2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명령은 A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뒤늦게 이러한 절차적 오류를 발견한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제기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오게 됐다. 비상상고는 확정된 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비상 구제 절차다.

재판부는 "공소 제기 전에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이 사건 공소 제기는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며 "이를 간과한 원판결은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