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부실투표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분노를 따르기보다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윤상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된 지도로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며 "정치의 역할은 국민의 분노를 따라가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분노를 현실의 제도와 실질적인 결과로 연결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장동혁 대표가 제시한 '전국 전면 재선거와 사전투표제 즉각 폐지'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해당 주장이 "국민적 분노를 대변하는 주장일 수는 있다"면서도 "지금 시급한 것은 분노의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회복할 실질적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선거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대야소의 현실 속에서 이를 관철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전국적인 재선거 실시를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공직선거법 규정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대안으로 "하나의 답만 정해놓고 밀어붙이기보다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해법을 열어놓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를 언급하며 재투표·재선거의 법적 가능성과 입법 보완 방안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 베를린의 경우를 들었다. 윤 의원은 "독일 베를린의 경우에도 선거관리 부실이 확인된 전 지역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선거구를 중심으로 재선거가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2021년 독일 베를린 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하자, 독일 헌법재판소는 문제가 된 455개 선거구에 한정해 재선거를 명령한 바 있다. 그는 "저 역시 피해가 확인된 지역에 대한 재선거를 포함해 모든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목소리 경쟁이 아니다"라며 "법과 제도적으로 결함이 없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국회가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분노를 넘어 실질적 해법을 말할 때"라고 글을 맺었다.
이번 '부실투표 사태'는 지난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발생한 것을 말한다. 당초 14곳으로 발표됐던 문제 투표소가 91곳까지 늘어나면서 선관위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여야는 각각 선관위를 대상으로 한 헌정 사상 첫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특검 도입 논의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