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상징하는 동물 코알라의 개체 수가 급감한 시점이 인류가 호주 대륙에 도착하기 이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된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가 지목됐다.
호주 시드니대와 미국 텍사스 A&M대 공동 연구팀은 코알라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 및 진화'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코알라 개체 수 감소가 약 6만5000년 전 현생 인류의 호주 대륙 도착 이후 급격히 시작됐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연구팀은 코알라 부모와 새끼의 유전체를 염기서열 분석해 종 고유의 돌연변이율을 최초로 계산했다. 이 새로운 '진화 시계'를 호주 전역의 야생 코알라 457마리의 유전체에 적용해 과거 개체 수 변화 시점을 재조정했다.
분석 결과, 코알라 개체 수는 약 10만년 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약 6만년 전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류의 영향이 있기 훨씬 전인 홍적세 후기 빙하기의 극심한 환경 변화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연구팀은 대규모 환경 격변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호주 대륙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점점 건조해졌고, 약 7만년 전에는 눌라보 평원이 반건조 관목 지대로 변하면서 서부 코알라 개체군이 동부 숲과 고립돼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마지막 최대 빙하기가 지나고 살아남은 코알라 개체군은 다시 확장해 1만6500년 전에서 6000년 전 사이에 5개의 뚜렷한 유전적 집단으로 나뉘었다. 이들이 현재 호주 동부 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코알라 집단의 기원이 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코알라의 유전적 기준선을 명확히 해 향후 보존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코알라는 현재 서식지 파괴, 질병 등으로 2022년 호주 일부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논문의 주 저자인 토비 코백스는 "코알라의 돌연변이율을 추정함으로써 과거 개체군 역사를 재구성하고 적응 능력을 이해하며 미래를 위한 더 나은 보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