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립·위기가구를 찾아내고,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등 변화하는 가족 환경에 맞춰 정책의 틀을 전면 개편한다.

성평등가족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모든 가족을 포용하는 행복한 사회'를 비전으로, 1인가구와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고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AI 기반 복지위기 예측 모델로 고립·은둔 청년 등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고립·은둔 청년 비율이 2022년 2.4%에서 2024년 5.2%로 급증한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발굴된 청소년·청년에게는 심리 상담, 학습 지원, 취업 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미혼부가 친자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저소득 미혼모·부의 출생신고를 위한 법률지원 서비스도 확대 운영한다.

경제적 지원도 강화된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은 2026년부터 매년 1세씩 상향돼 2030년에는 만 13세 미만 아동까지 확대된다. 전체 가구 소득의 60.3% 수준에 머무는 저소득 한부모가족에 대한 양육비 지원도 강화하고 소득별 차등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2027년부터는 기업이 성별 임금·고용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맞벌이 가구의 아내 가사노동 시간이 남편의 3배에 달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남성의 양육 참여 확대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이외에도 1인가구를 위한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생애주기별 맞춤 프로그램을 보급한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법' 특례규정 신설도 추진하며,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조기 발굴과 상담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안정된 삶을 누리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