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성패는 가격 자체가 아닌 밸류체인별 마진 구조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구리 가격 강세의 본질이 정제구리 총량 부족이 아닌 광산 원료 병목과 수요 구조 변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 상승분을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제련 및 전선 업체를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구리 가격 강세는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로 인한 원료(정광) 부족 현상에서 비롯됐다. 실제 인도네시아, 칠레 등 주요 산지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2026년 연간 제련수수료(TC) 벤치마크는 역대 최저 수준인 톤당 0달러에 타결됐다. 이는 광산과 제련사 간 협상력이 광산 우위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한화투자증권은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건설 등 전통적인 수요는 약화했다.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교체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새로운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러한 구조 변화에 따라 밸류체인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제련업체는 낮은 제련수수료를 판매 프리미엄과 황산·귀금속 등 부산물 판매로 얼마나 방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S MnM, 고려아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선업체는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기반이 넓어지는 구간에 진입했다. 구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데다, 해저케이블이나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은 기업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풍산 등 신동·가공 업체는 판가 인상으로 외형은 커질 수 있으나 높은 마진을 확보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