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악병이 단순히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 아니라, 면역세포 자체의 기능적 결함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스노우 면역 건강 센터 연구팀은 셀리악병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증상 발현 전부터 미세하지만 일관된 기능 이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국제학술지 '면역학 및 세포생물학'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질환이 면역계의 과잉 활동의 산물이라는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CD4 도움 T세포'에 주목했다. 셀리악병 환자의 T세포는 건강한 사람의 세포와 다른 작동 방식을 보였다.

환자의 T세포는 면역 신호 분자인 '인터루킨-2'를 더 적게 생산했다. 또한 세포 분열을 시작하는 속도가 더 느렸고, 생존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는 매우 미세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현상은 환자의 성별이나 진단 시점, 글루텐 프리 식단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관찰됐다. 이는 해당 기능 결함이 염증이나 식단이 아닌, 유전적 위험과 관련된 타고난 차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독자적인 '사이톤2 세포 타이머' 모델을 사용해 면역세포의 활동을 추적했다. 기존 방식과 달리 세포를 잠시만 활성화한 뒤 자극을 제거하고, 이후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해 숨겨진 특성을 파악했다.

이번 발견은 셀리악병을 넘어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이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가면역질환은 인구의 약 5%에 영향을 미치며, 상당수가 유전적 위험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바네사 브라이언트 박사는 “면역세포의 선천적 작동 방식에 자가면역 위험이 내재돼 있다면, 이는 질병의 조기 발견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전 정보와 면역 기능 측정을 결합해 질병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자가면역질환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는지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