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새로 도입한 입국심사 시스템으로 인해 공항 곳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며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EU는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부터 솅겐 조약 가입국 전체 국경에서 새로운 생체인증 입국 시스템(EES)을 전면 시행했다. 이 시스템은 비 EU 국가 국민이 단기 체류 시 기존의 여권 도장 날인을 얼굴 및 지문 스캔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 후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주요 관광지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위해 최대 6시간까지 대기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일부 여행객은 긴 대기 시간 때문에 연결 항공편을 놓치기도 했다.
브뤼셀 공항에서는 생체인증 키오스크가 작동하지 않거나 서비스가 중단됐음에도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입국 지연 사태가 유럽 여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리아 게바라 WTTC 회장은 "어떤 큰 변화든 초기 혼란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원활한 정착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WTTC가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여행객 2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입국 대기 시간이 3~4시간씩 반복될 경우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솅겐 지역 여행 가능성이 훨씬 낮아지거나 아예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협의회는 이로 인해 유럽이 최대 4100만명의 관광객과 454억달러(약 65조3700억원)에 달하는 관광 수입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응답자의 65%는 국경 현대화에 찬성했지만, 절반 가까이는 새 시스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게바라 회장은 "디지털 사전 등록 도구 활용 확대, 여행객 소통 개선, 국경 당국의 운영 준비 등을 통해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