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자녀 계획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무료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국가 유전자 지도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인간게놈·줄기세포연구센터(HUG-CELL)는 이르면 수 주 내로 '아워 진스'(Our Genes) 프로젝트 참여자 모집을 시작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부모 양쪽에서 변형된 유전자 한 쌍을 물려받는 열성 유전 질환과 지적 장애의 주요 원인인 '취약 X 증후군'을 자녀에게 물려줄 위험이 큰 부부를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여를 신청한 부부는 유전 상담을 통해 유전 질환 관련 유전자 변이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부부 모두 특정 질환 유전자를 보유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25%로 나타나면,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임신과 출산에 대한 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프로젝트의 또 다른 핵심 목표는 브라질 인구의 고유한 유전 정보를 담은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유전체 연구가 대부분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져 유전적 혼합도가 높은 브라질 인구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미셰우 사티아 나슬라우스키 HUG-CELL 연구원은 "세계 최대 유전체 데이터인 '영국 바이오뱅크'조차 데이터의 90%가 유럽계 혈통이며, 브라질인과 유사한 유전형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데이터 편향은 질병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수많은 DNA 변이를 종합해 당뇨병, 고혈압 등 흔한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다중유전자위험점수' 모델은 인종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럽계 데이터로 만든 모델을 브라질인에게 적용하면 위험도가 과소 또는 과대평가될 수 있다.
나슬라우스키 연구원은 "비유럽계 유전 정보 부족으로 희귀질환의 정확한 진단 확률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유전체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보건부는 지난해 '브라질 게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게놈 SUS' 프로젝트를 시작해 이미 2만1000명의 전체 게놈 서열을 분석했다. 향후 2년간 5만명의 게놈을 추가 분석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브라질 고유의 데이터베이스가 자국민의 질병 위험 예측을 넘어, 전 세계에 기여할 새로운 생물학적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나슬라우스키 연구원은 "브라질의 혼혈 인구를 연구하는 것은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