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자립을 위해 1조9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8일(현지시간) '영국 AI 하드웨어 계획'을 공개하고, 총 11억 파운드(약 1조9400억원) 이상의 민관 투자를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AI 기술 소비국에 머무르지 않고 'AI 제조국'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마련됐다. 이를 위해 혁신, 인력, 조달, 투자 등 4대 핵심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우선 AI 하드웨어 혁신에 1억2000만 파운드(약 2100억원)를 투입한다. 반도체 응용 캐터펄트(연구개발지원기관)를 AI 하드웨어 중심으로 재편하고, 영국 내 기업들이 시제품을 제작하고 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력 양성에는 8000만 파운드(약 1400억원)를 투자한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AI 하드웨어 전문 인력을 키울 계획이다.
공공 조달을 활용해 영국 내 AI 칩 기업들의 초기 시장 창출도 지원한다.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3200억원)를 들여 새로운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이 중 4억 파운드(약 7000억원) 규모의 특화 반도체 구매 기회를 자국 기업에 제공한다.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영국 국책은행인 브리티시 비즈니스 뱅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털(VC)인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이 조성하는 딥테크 펀드에 1억5000만 파운드(약 2600억원)를 출자한다.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국 외 첫 사무소를 영국에 설립하고, 현지 유망 AI 하드웨어 기업 발굴과 육성에 나설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자국 기업들이 초기 아이디어를 영국 내에서 상용화하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완전한 혁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AI 하드웨어 시장이 기존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칩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ARM 본사를 둔 영국의 칩 설계 역량과 연구 기반을 활용할 최적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