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의 혹한부터 영상 55도의 폭염까지 견디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가 개발됐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높여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화남사범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이사이언스 에너지'(eScience Energy)에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 개발 성공 소식을 발표했다. 이 전해질은 리튬메탈 배터리가 영하 40도에서 영상 55도에 이르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돕는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화재 위험이 있는 액체 전해질과 4V(볼트) 이상의 고전압을 견디지 못하는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세 가지 핵심 전략으로 기존 한계를 돌파했다. 우선 전해질의 기본 물질을 기존 1,3-다이옥솔란(DOL)에서 테트라하이드로퓨란(THF)으로 교체해 산화 안정성을 4.9V까지 끌어올렸다.

다음으로 '에틸렌글라이콜 디글리시딜에테르'(GDE)라는 가교제를 첨가했다. 이 물질은 전해질 내부에 3차원 그물망 구조를 형성해 리튬 이온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상온에서 이온 전도성을 기존 최고 수준인 3.3mS/cm까지 높였다.

마지막으로 '리튬 디플루오로(옥살라토)보레이트'(LiDFOB) 염을 중합 개시제이자 보호막 형성 물질로 활용했다. 이 염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 표면에 불화리튬(LiF) 등이 풍부한 얇은 무기물 보호막을 만들어 전극 구조를 안정시키고 부수적인 화학 반응을 억제한다.

실제로 이 전해질을 적용한 NCM811, LCO 양극 기반 리튬메탈 배터리는 4.5V의 높은 전압에서 수백 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용량 손실이 거의 없는 안정성을 보였다.

특히 이 기술은 액체 상태의 전구체를 배터리 내부에 주입한 뒤 고체로 만드는 '인시츄(in-situ) 중합' 방식을 사용한다. 덕분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라인을 변경하지 않고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