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후 약 8억5000만년밖에 지나지 않은 초기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깜빡이는 퀘이사'가 발견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퀘이사는 130억년 전 초기 우주에 존재했던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깜빡이는 퀘이사 중 가장 오래됐다.

퀘이사는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천체다. 이번에 발견된 퀘이사의 밝기는 태양의 12조배에 달하며, 약 20% 수준으로 밝기가 변하는 '깜빡임' 현상이 관측됐다.

연구팀은 이 깜빡임을 분석해 블랙홀 주변의 가스와 먼지 원반인 '강착 원반'의 구조를 파악했다. 놀랍게도 이 원반은 현대의 안정된 블랙홀에서나 볼 수 있는 얇고 평평한 형태였다.

이는 초기 우주의 블랙홀이 혼란스럽고 부풀어 오른 강착 원반을 가질 것이라는 기존 이론과 배치되는 결과다. 어떻게 우주 역사 초기에 이처럼 빠르게 성숙한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더욱 깊어졌다.

논문 저자인 애나-크리스티나 아일러스 MIT 물리학과 조교수는 "이번 발견은 블랙홀이 우리가 관측하기 훨씬 이전에 매우 빠른 성장 단계를 거쳤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니어와이즈'(NEOWISE)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약 14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재분석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퀘이사의 빛이 우주 팽창으로 파장이 길어지는 '적색편이' 현상을 고려해 장기간의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를 이끈 진 렁 MIT 박사후연구원은 "퀘이사가 14년 동안 정해진 패턴 없이 촛불처럼 무작위로 깜빡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