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몬트주가 상업적 목적으로 공공기록을 요청하는 타주 기업들로 인해 행정 부담이 가중되자, 정보 열람 자격을 주 내 주민과 기업으로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버몬트주 콜체스터시 등 일부 지자체와 버몬트도시연맹이 주 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록법' 개정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공공 정보를 수집·판매하는 외부 기업들의 요청이 급증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콜체스터시가 제안한 개정안은 공공기록 접근 권한을 버몬트 주민과 주 내 사업체로 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재무 거래 기록의 디지털 제작이나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르네 마셜 콜체스터시 부읍장은 "공공기록법은 주 정부와 지자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버몬트 외부 기업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지자체들을 대표하는 버몬트도시연맹 역시 여러 수정안을 내놓았다. 정보공개 요청에 대한 공무원의 의무 응답 기한을 기존 3일에서 14일로 대폭 늘리는 안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정보 열람 전 '합리적 보증금'을 요구하는 방안,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요청을 '성가신 요청'(vexatious requests)으로 정의하고 법원 명령으로 거부할 수 있게 하는 조항 신설 등을 제안했다.
실제 몬트필리어시의 경우, 2023년 접수된 220건의 정보공개 요청 중 70%가 단 한 명의 주민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요청들을 처리하는 데 연간 634시간의 인력과 약 6100달러의 변호사 비용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언론계와 열린 정부 옹호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개정안이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필수적인 뉴스 취재 활동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로리다 대학의 데이비드 퀼리어(David Cuillier) 브레크너 정보자유프로젝트 국장은 "끔찍한 발상"이라며 "이 변경안은 버몬트주를 미국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주 중 하나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퀼리어 국장과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은 대안으로 상업적 목적의 요청에는 높은 수수료를, 주민들의 요청에는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차등 수수료 제도를 제시했다. 알렉스 토피 로킹엄시 임시 읍장은 "기업의 정보 접근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비용을 지역 납세자들이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버몬트 주 의회 위원회는 관련 증언을 청취하며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이지만, 어떤 내용이 최종적으로 포함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