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도 자유자재로 물체를 움켜쥐는 문어 빨판을 닮은 로봇팔이 개발됐다.
이탈리아 기술연구소(IIT) 생체모방 소프트 로보틱스 연구팀은 촉각 센서가 내장된 인공 빨판을 이용해 스스로 물체를 잡고 조작하는 로봇팔을 개발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문어가 팔에 분산된 신경계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착안했다. 로봇팔에 부착된 실리콘 인공 빨판에는 소형 광학 센서가 내장돼 있다.
빨판이 물체에 닿으면 구조가 변형되면서 내부 LED 빛의 반사가 달라진다. 시스템은 이 변화를 감지해 접촉한 힘의 강도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를 통해 로봇팔은 중앙 제어 시스템 없이도 각 빨판의 흡착과 팔 전체의 구부림, 비틀기 등 움직임을 스스로 조절해 효과적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로봇팔이 공기 중은 물론 수중과 같이 복잡한 환경에서도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필요에 따라 빨판의 수와 배열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모듈식으로 설계됐다.
바르바라 마촐라이 IIT 로봇공학 부국장은 "인식과 행동이 몸 전체에 통합·분산된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로봇이 접촉을 해석하고 잡는 동작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수중 환경에서 깨지기 쉬운 물체를 다루거나,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의 점검 및 유지보수 작업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연구팀은 로봇팔이 잡을 수 있는 물체의 종류를 늘리고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를 늘려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