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마케팅책임자(CMO)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규 고객 확보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AI를 다룰 인재 부족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IT 자문 기업 가트너는 연례 '2026년 CMO 지출 설문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가트너는 AI가 마케팅 역량을 단축하는 지름길이 아니며, AI 투자와 함께 이를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프로세스를 갖춘 조직이 앞서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MO들은 고객 충성도 및 유지보다 신규 고객 확보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디어 지출에서 인지도와 전환에 사용되는 비중은 62.6%로, 2024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반면 고객 충성도 및 유지에 대한 지출은 같은 기간 29% 감소해 15% 미만으로 줄었다.
디지털 채널로의 예산 이동도 가속화됐다. 2026년 디지털 미디어는 전체 미디어 투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2024년보다 18% 늘었다. 가트너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인으로 AI를 꼽으며, CMO들이 AI에 최적화된 채널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I 도입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케팅 총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21.9%에서 2026년 24.5%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CMO들이 AI의 가치가 기술 자체가 아닌 사람과 기술, 실행력에 달려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조직의 준비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가트너에 따르면 CMO의 70%는 내부 마케팅 프로세스가 AI를 효과적으로 확장하기에 미성숙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8%는 내부 AI 전문성과 인재 부족을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한편, AI 성숙도가 높은 마케팅 조직은 오히려 고객 충성도와 유지에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성숙도가 낮은 조직들이 측정과 자동화가 쉬운 단기 최적화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가트너는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2026년 1월부터 3월까지 북미와 유럽의 CMO 및 마케팅 리더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