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호 처리와 메모리, 발광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 소자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학교는 이태우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기능을 갖춘 '초저전압 전기화학적 유기발광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재료공학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유기발광트랜지스터는 트랜지스터와 발광다이오드(LED) 기능을 합친 소자로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전극 간 거리가 멀어 80~180V에 달하는 높은 구동 전압이 필요하고, 전압을 낮추더라도 3.5V 이상이 요구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광 고분자 반도체 채널에 '이온 전송 증강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전극 계면에서 전기이중층을 형성시켜, 높은 전압 없이도 효율적인 전자 주입이 가능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그 결과 3.5V 미만의 초저전압에서도 안정적인 빛을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팀은 1.5V 건전지 2개만으로 구동하는 유연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시연하기도 했다.

개발된 소자는 반복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이 누적되고 일정 시간 유지되는 등 신호 처리와 메모리 특성도 보였다. 여러 장치를 연결해야 했던 기존 웨어러블 시스템의 복잡성, 부피, 높은 에너지 소비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이번 기술은 재활 치료, 응급 환자 관리, 운동 모니터링 등 실시간 정보 전달이 중요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처리, 메모리, 디스플레이 장치를 각각 만들어 연결할 필요 없이 단일 반도체 소자 안에서 모든 기능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지능형 인공피부나 웨어러블 헬스케어에 적용할 수 있는 온스킨 반도체 플랫폼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