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기술 기업 옴니셀(Omnicell)이 의료 정책 변화와 병원들의 재정 압박 심화라는 시장 환경 속에서 매출 성장을 이뤘으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옴니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례 보고서(Form 10-K)를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25년 회계연도 총매출은 11억8484만달러(약 1조5760억원)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205만달러에 그쳐 전년도 1253만달러에서 83.6% 급감했다.
옴니셀은 보고서에서 미국 의료 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실적 배경으로 지목했다. 특히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법안 통과로 향후 주별로 총 9100억달러 규모의 메디케이드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병원들의 재정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여기에 심각한 인력난도 병원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옴니셀에 따르면 미국 병원의 88%가 약사 보조 인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92%는 전문적인 무균 조제 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마약성 의약품 유용(drug diversion) 관련 내부 조사 건수도 2023년 초 이후 병원당 평균 61%나 증가했다.
이러한 도전 과제들은 역설적으로 옴니셀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병원들이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자동화 솔루션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옴니셀은 '자율 약국(Autonomous Pharmacy)' 비전을 내세운다. 약품 관리 전반을 자동화하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을 공급한다.
특히 병원들의 구매 행태가 전통적인 자본 지출(CAPEX)에서 리스, 구독, 서비스형(as-a-service) 등 유연한 지불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이는 옴니셀의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말 기준 옴니셀의 연간반복매출(ARR)은 6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5억8000만달러에서 약 9.7% 증가했다. ARR은 향후 1년간 예상되는 반복적인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미래 성장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다만 수익성 악화는 과제로 남았다. 2025년 서비스 부문 매출은 8% 증가한 5억1914만달러를 기록했으나 해당 부문 원가는 17%나 급증한 3억224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신규 서비스 확장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025년 말 기준 옴니셀의 제품 수주잔고는 6억4030만달러로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