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질주하던 반도체 시장이 브로드컴의 보수적인 실적 전망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라는 복병을 만나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유진투자증권은 8일 보고서를 통해 AI와 메모리 반도체의 질주가 일단 멈췄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4.7%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주가도 각각 11.8%, 11.0% 빠지며 급락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의 주가가 13% 넘게 하락한 것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는 브로드컴이 2027년 AI 매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베라루빈'의 메모리 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해당 사안이 LPDDR 공급난에 따른 임시 조치일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현재 D램 시장이 공급자 우위라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DXI) 지수는 주간 5.4% 상승했으며 D램과 낸드플래시 현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시장의 진짜 우려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5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예상치(17만20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등 고용 과열 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과열된 시장에 금리 인상이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