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극심한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의 메모리 탑재량을 절반으로 줄인 버전을 추가하는 등 사양 조정을 단행했다.

8일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는 메모리 수요 감소가 아닌, 공급 부족 환경에서 시스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엔비디아의 현실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극심한 공급난 속에서 제품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엔비디아의 '베라(Vera)' CPU는 1.5TB(테라바이트) 용량의 LPDDR5 메모리를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용량을 768GB로 낮춘 버전을 추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현재 베라 CPU의 메모리 용량을 '최대 1.5TB'로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메모리 탑재량 다변화 흐름은 다른 기업에서도 나타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AMD의 'MI400'은 기존 HBM4 12단 채용 계획에서 8단과 12단 버전으로, 엔비디아의 '루빈 울트라' 역시 HBM4E 12단과 16단 버전으로 병행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서버 시장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PC 시장과의 LPDDR 수급 경쟁이 심화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엔비디아가 일반 노트북 D램의 10배에 달하는 128GB LPDDR5를 탑재한 PC용 칩 'RTX 스파크'를 출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채용량 다변화는 AI 밸류체인의 핵심 병목이 메모리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향 수요 충족률이 50~60%에 불과해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