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지성체(ETI)의 신호를 발견하더라도 섣불리 답신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국제 규약이 마련됐다.
국제우주학회(IAA) SETI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외계 지성체 탐사 후 대응 절차를 담은 '탐사 후 프로토콜' 개정안을 공식 비준했다고 밝혔다. 2010년 이후 15년여 만의 첫 개정이다.
이번 개정은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허위 정보가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했다. 검증되지 않은 외계 신호 발견 주장이 전 세계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새 지침의 핵심은 '이례적인 주장에는 이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과학계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계 신호나 유물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려면, 반드시 복수의 독립 기관이 각기 다른 장비로 교차 검증해 신뢰성을 확보해야만 공식 발표할 수 있다.
마이클 개릿 IAA SETI 위원회 의장(맨체스터대 교수)은 "이상 신호가 감지되자마자 '외계인'이라고 외치지 않는다"며 "과학적 합의에 도달했을 때만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지침은 외계 신호에 대한 '답장 금지' 원칙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외계 지성체에 회신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중대 사안으로, 반드시 유엔(UN)을 통한 국제적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개정안에는 잠재적 발견에 관여한 과학자들이 겪을 수 있는 미디어의 과도한 취재나 인신 공격 등으로부터 연구자를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IAA는 향후 유엔 등 국제기구에도 해당 지침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사회과학, 법률, 윤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탐사 후 소위원회'를 신설해 발견 이후 장기적인 사회적 영향에 대해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