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할 때 단순히 답변을 '복사-붙여넣기' 하는 수동적 방식은 일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사, 소통, 관리 분야 전문가 약 270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방식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복사해 과제를 제출한 그룹은 스스로 과제를 수행한 그룹에 비해 결과물에 대한 주인의식이 약 20%, 일의 의미와 자기 효능감은 약 10% 감소했다.
반면 AI와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협업한 그룹은 AI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과 심리적 지표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AI 활용 방식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수동적으로 AI를 사용한 그룹의 초기 만족도였다. 이들은 첫 과제에서 AI 없이 일한 그룹보다 과제 즐거움과 결과 만족도가 최대 29%까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모든 참가자가 AI 없이 수동으로 두 번째 과제를 수행하자 상황이 역전됐다. AI를 수동적으로 사용했던 그룹의 결과 만족도는 처음부터 수동으로 일했던 그룹보다 21%나 더 낮게 떨어졌다. 한 번 저하된 자기 효능감과 일의 의미는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이단 인 교수는 "수동적인 AI 의존은 단기적으로는 노력을 덜어줘 즐거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원의 자신감을 갉아먹고 일에 대한 즐거움을 앗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 교수는 "직원들은 AI가 자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하며 스스로가 불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며 "기업은 생산성 극대화만을 위해 AI 사용을 장려하기보다, 직원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전 세계 조직의 약 88%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사업 부문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나 AI 활용에 따른 심리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