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알려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극심한 건조 기후가 기존 학설보다 2000만년 이른 약 4500만년 전에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쾰른대학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아타카마 사막의 건조화가 약 1000만~2000만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에 시작됐다는 기존 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주선(cosmic rays)이 지표면 광물과 상호작용할 때 생성되는 희귀 동위원소를 측정하는 '우주선 유발 방사성 핵종 연대측정법'을 사용했다. 아타카마 사막 중심부에서 채취한 135개의 석영 자갈 표본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높은 농도의 '네온-21'(21Ne) 동위원소를 발견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지표면이 수천만 년 동안 침식이나 퇴적 같은 지질학적 변화 없이 거의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참여한 티보르 두나이 쾰른대 교수는 "연간 강수량이 2㎜ 미만인 아타카마 사막 중심부는 지표면 변화 과정이 극도로 느리다"며 "지형이 지질학적 시간 규모로 사실상 보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극건조 기후의 시작이 안데스산맥의 융기나 훔볼트 한류의 영향보다는, 약 4500만년 전 '에오세 초기 기후 최적기'(EECO) 이후 나타난 전 지구적 기후 냉각과 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 알려진 요인들은 이미 형성된 건조 기후를 더욱 강화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아타카마 사막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건조 상태를 유지한 지역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베네딕트 리터-프린츠 박사는 "이번 발견은 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하고 적응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장기적 기후 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