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치매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규슈대와 이화학연구소(RIKEN)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유전적 위험 인자인 'APOE ε4' 유전자를 2개 보유한 사람은 생활습관과 관계없이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고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일본 성인 960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APOE ε4 유전자를 많이 가질수록 치매 위험은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유전자를 2개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0배 이상 높았다.

APOE ε4 유전자가 없거나 1개인 사람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경우 치매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전자를 2개 가진 그룹에서는 생활습관 점수 차이가 치매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유전자가 1개 이하인 그룹에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뇌 위축 감소와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유전자를 2개 가진 그룹에서는 생활습관과 무관하게 상당한 뇌 위축과 조직 손상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니노미야 토시하루 규슈대 교수는 "APOE ε4 유전자를 1개 이하로 가진 사람들은 위험 요인 관리를 통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자를 2개 가진 사람들에게는 생활습관 관리 이상의 조기 개입이나 새로운 예방·치료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