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인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하고 재판을 진행한 것은 방어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응급의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의 조력 없이 재판을 진행한 원심의 조치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25년 12월 5일 항소심 재판부에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임을 증명하는 소명자료도 함께 제출했다.
하지만 원심 재판부는 같은 날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변호인 없이 A씨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 심리를 진행하고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면 빈곤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이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기각해 피고인이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빈곤 등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 청구에 따라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