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가 연방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이 넘는 이민자 트럭 운전사의 운전면허를 잠정적으로 유지한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칼매터스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카운티 고등법원은 이민자 운전사들의 면허를 취소하려던 주 차량관리국(DMV)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판결로 캘리포니아주는 연방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연방 교통부가 망명 신청자 등 임시 체류 신분을 가진 이민자 운전사들의 면허 만료일 관련 서류 문제를 이유로 캘리포니아 DMV에 면허 취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가 면허 취소 요구에 불응하자 1억 60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연방 고속도로 기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연방정부는 캘리포니아가 계속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주 전체의 상업용 운전면허 발급 권한 자체를 박탈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하면 대형 트럭부터 스쿨버스 운전사까지 약 70만 명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의 모든 상업용 면허 소지자가 영향을 받는다.

앞서 DMV는 연방정부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가을 2만여 명의 운전사에게 60일 내 면허가 만료될 것이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아시아법률코커스(ALC)와 시크연합 등 법률 단체들은 "주 정부가 적법한 면허 취소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면허 취소 위기에 놓였던 한 남미 출신 망명 신청자 트럭 운전사는 "지난 3년간 트럭 구매와 보험료 등으로 사업에 7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면허를 유지하지 못하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는 이미 미국 전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운전자 부족 현상을 심화시켜 물류 공급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물류 중개인은 운전자 부족으로 뉴저지에서 텍사스로 가는 화물 운송 비용이 35%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연방정부의 기금 보류 위협 등에 맞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AFL-CIO 등 주요 노동조합 역시 특정 이민자들의 면허 갱신을 막는 새로운 연방 규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