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견조한 노동시장 흐름을 이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자체 팟캐스트 '언헷지드'를 통해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1월 고용보고서를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월 비농업 고용은 13만 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7만 명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단월 증가 폭이다.
다만 2024년 고용 통계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지난해 노동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FT의 로버트 암스트롱 칼럼니스트는 "통계당국이 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경제를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월 고용 증가분 가운데 12만3000명이 헬스케어와 사회복지 부문에 집중됐다. 암스트롱은 "연초 계약 갱신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헬스케어는 생산적인 경제 부문이므로 고용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건설업에서 3만 명의 일자리가 추가된 것이다. 특히 '비주거 전문 건설업체' 하위 카테고리가 최근 몇 달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 분야에는 전기 공사, 배관, 콘크리트 설치 등 상업·산업 프로젝트 관련 전문 작업이 포함된다.
암스트롱은 "이는 데이터센터 내부 서버 배선이나 콘크리트 기초 공사를 하는 사람들처럼 들린다"며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AI 붐이 고용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빅테크 5개사만 해도 AI 관련 설비투자로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이상을 쓰고 있다. FT의 케이티 마틴 칼럼니스트는 "작은 도시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 코어위브가 6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며 "이런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면서 건설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스트롱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3%에 가깝고 실업률은 4.3%로 낮고 안정적"이라며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선물시장은 여전히 올해 1~2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연준의 독립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소매판매 데이터는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며 고용 증가세와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암스트롱은 "저소득층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연체율이 금융위기 직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일부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