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물가 부담으로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며 중·저소득층은 지출을 줄이는 반면 고소득층 소비는 견조하게 유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현지시간) 공개한 5월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연준에 따르면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10곳에서 경제 활동이 소폭 내지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 상승 압력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보고서는 소득 그룹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소득 가계는 물가 상승에 덜 민감해 견조한 소비를 이어갔지만, 중·저소득 가계는 “소비 결정 전 1달러도 아끼려는 모습”을 보이며 재정적 압박이 커졌다. 이들은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고 필수품 위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물가는 완만하거나 강한 속도로 상승했으며, 대부분 지역에서 이전 보고서 기간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 연준은 중동 분쟁과 연계된 에너지 비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이는 운송·포장·식료품 등 다른 부문으로 파급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익률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고용 시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큰 변화가 없는 '제한된 고용 및 해고(low-hire, low-fire)' 환경이 지속됐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이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했으며, 임금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기업들은 예상 성장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높은 불확실성과 소비자 지출 약화 조짐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