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산 배터리 비중을 대폭 줄이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EU의 '산업가속법(IAA)'이 2027년부터 유럽 완성차 업계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을 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법안은 EU 역내에서 최종 조립되는 자동차에 대해 EU산 부품 비중을 70% 이상으로 맞추고, 구동용 배터리에도 EU산 주요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법안은 완성차 업체별 중국 기업 조달 비중을 30%로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법안이 발효되면 초기에는 배터리 셀을 포함한 주요 부품 3개 이상을, 3년 후에는 셀, 양극활물질,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를 포함한 5개 이상을 반드시 EU산으로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높은 중국 배터리 의존도다. 올해 4월 누적 기준 폭스바겐 그룹의 중국계 배터리 비중은 65.2%에 달했다. BMW 그룹은 76.3%, 스텔란티스 그룹은 88.0%,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70% 이상이 중국계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 업체가 중국계 비중을 30% 상한선까지 낮추려면 평균 44.8%포인트의 물량을 비중국계 업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공급 이력을 쌓아온 국내 배터리 3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BMW의 주요 공급사다. SK온 역시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어 중국산 물량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에서 총 17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어 공급망 재편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는 현재 유럽에서 가동 중인 중국계(42GWh)나 유럽계(49GWh) 배터리 업체의 생산 능력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