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진화하기도 전인 약 4억1500만년 전 지구에 살았던 길이 1m의 역대 최대 전갈 화석이 발견됐다.
영국 맨체스터대와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150년 이상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화석을 최신 기술로 재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고생물학'(Palaeontology)에 발표했다.
'프라이아크투루스 기간스'(Praearcturus gigas)로 명명된 이 전갈은 1871년 처음 발견됐으나, 꼬리 등 중요 부위가 없어 그동안 거대한 갑각류의 일종으로 잘못 분류돼 있었다.
연구팀은 최신 영상 기술을 통해 화석의 진짜 정체가 전갈임을 밝혀냈다. 이로써 프라이아크투루스 기간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전갈 중 가장 큰 종으로 공식 기록됐다.
이번 발견은 거대 절지동물의 진화에 대한 기존 학설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전까지 거대 곤충이나 절지동물은 울창한 산림으로 산소 농도가 높았던 석탄기(약 3억5900만년~2억9900만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갈은 나무가 등장하기 약 5000만년 전, 육상 생태계가 막 형성되던 시기에 살았다. 연구팀은 당시 다른 대형 포식자가 없는 '무경쟁' 환경이 거대화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리처드 J. 하워드 자연사박물관 박사는 "이 동물이 전갈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생물들이 언제 어떻게 거대하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화석에서는 가재 등 현대 갑각류와 유사한 복부의 덮개 같은 구조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프라이아크투루스 기간스가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생활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100년 넘은 박물관 소장 표본도 현대 기술로 재조명하면 완전히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