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실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광학소자 설계 속도를 900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교(SUTD) 연구팀은 중국 샤먼대 등과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딥러닝 프레임워크 '엑스폼'(ExpForm)을 개발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완벽한 조건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제작된 나노 구조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 특징이다. 이 데이터에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표면 거칠기, 비대칭, 측정 노이즈 등 각종 '불완전성'이 포함돼 있다.
기존 광학소자 설계는 이상적인 조건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실제 제작된 소자는 시뮬레이션 결과와 성능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 기술로 제작한 광학 푸리에 표면 샘플에서 2만5000개 이상의 광학 스펙트럼 데이터를 수집해 AI를 직접 학습시켰다.
그 결과, AI 모델은 실제 측정값과 99.79%의 일관성을 보였으며, 기존 시뮬레이션 방식보다 분석 속도가 약 900배 빨라졌다.
이 기술은 원하는 광학적 특성을 입력하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구조와 빛의 입사각을 역으로 찾아내는 '역설계'도 가능하다. 덕분에 설계 주기를 수 시간에서 수 초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
둥 자오강 SUTD 부교수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시행착오 제작 과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하나의 구조물로 빛의 입사각만 조절해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앵글 프로그래머블' 장치 개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초소형 분광기, 고성능 센서 등 나노 기술을 활용하는 다양한 광학 장치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다른 연구 그룹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AI 학습에 사용된 전체 실험 데이터를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