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우주에 존재했던 '휴면 상태' 거대 블랙홀의 질량이 사상 처음으로 측정됐다.

미국 카네기 과학 연구소 앤드루 뉴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0억배에 달하며, 약 100억 광년 떨어진 'MRG-M0138'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다.

연구팀은 JWST와 '중력렌즈' 현상을 결합해 이번 측정에 성공했다. 중력렌즈는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이 배경에 있는 더 먼 천체의 빛을 휘게 해 이를 확대하는 효과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MRG-M0138 은하를 30배 확대해 관측할 수 있었다.

활동을 멈춘 블랙홀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관측이 어렵다. 연구팀은 확대된 은하 중심부에서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영향을 받아 빠르게 움직이는 별들의 속도를 포착해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해냈다. 이 기법은 이전까지 약 7억 광년 이내의 가까운 우주에서만 사용됐다.

이번 발견은 초기 우주에서 블랙홀과 은하가 어떻게 함께 성장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는 밀도가 높은 은하가 우주 역사 초기에 블랙홀이 빠르게 성장하는 장소였음을 시사한다.

MRG-M0138 은하는 현재 새로운 별을 만들지 않고 있으며 중심부 블랙홀도 활동을 멈춘 상태다. 과거에는 가스를 집어삼키며 밝게 빛나는 '퀘이사'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방출된 막대한 에너지가 별의 탄생을 멈추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다른 유사한 은하들의 JWST 데이터를 분석 중이며, 향후 유클리드 위성,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