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주력인 배터리 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에 따른 정유 부문 특수로 위기를 극복하고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4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AA/Stable'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부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유 부문 실적 개선과 성공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등급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정유 부문은 2026년 1분기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는 지난 3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등한 영향이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 등 비우호적인 정책 변화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배터리 부문은 2025년 9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NICE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으로 9조5000억원을 웃도는 자본을 확충했다. 그 결과 2024년 말 31조원까지 치솟았던 순차입금은 2026년 3월 말 기준 26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포드와의 미국 합작투자(JV) 구조 변경도 채무 부담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번 JV 종료로 약 40억 달러 규모의 차입금이 포드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인들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재무 건전성 지표인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2025년 6.7배에서 2026년 1분기 2.3배로 크게 개선됐다. 이는 NICE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하향 검토 기준인 5배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