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유 부문의 이례적인 호황에 힘입어 재무구조를 극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NICE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핵심 재무 건전성 지표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호전됐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정제마진 급등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은 올해 1분기에만 1조93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NICE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2026년 2월 말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발생하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정유 부문 영업이익(3491억원)의 5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사업(SK온)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 등 비우호적인 정책 환경으로 2025년 9314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4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사업 부문 간 희비 교차 속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은 크게 강화됐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기업의 핵심 재무안정성 지표인 '순차입금/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배수는 2024년 말 11.0배에서 올해 1분기 말 2.3배로 대폭 하락했다.

NICE신용평가는 해당 지표가 2.5배 이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정유 부문의 막대한 현금 창출이 배터리 부문 투자 부담과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은 셈이다.

한편 나래에너지서비스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90.1%를 보유한 자회사로, SK이노베이션의 지급보증을 통해 'AA/Stable' 등급을 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과 계열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