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며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한 대규모 해·공군 전력을 집결시켰다. 이는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이 같은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시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이번 증강으로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 해군 전력은 최소 16척으로 늘어났다. 미국은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과 구축함 3척, 병력 5000여 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앞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병력 5700여 명도 아라비아해에 전개된 바 있다.

미국은 공군력도 대폭 강화했다. F-35, F-22, F-15, F-16 등 100대가 넘는 전투기가 미국과 유럽 기지를 떠나 중동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와 함께 공중급유기 100여 대와 수송기 200여 대도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군 당국자는 F-22 스텔스 전투기 12대가 이스라엘 내 기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항공기 50여 대가 식별됐다. 이들 대부분은 이번에 증강된 미군 전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군사력 증강이 단순한 경고를 넘어 실제 공격과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국방·외교정책 분석가는 "현재 배치된 전력은 이란 내 목표물을 공격하고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명확히 설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 전문가는 지상군 배치가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걸프전 당시 미군 50만 명, 2003년 이라크 침공 시 25만 명이 투입됐다"며 현재 전력의 한계를 설명했다.

이란이 과거와 달리 강력하게 보복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전문가는 "이란은 미국의 공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상당한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