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철강 과잉 생산이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로 공정 무역질서를 훼손하며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철강 전망 2026' 보고서를 통해 일부 비OECD 주요 철강 생산국의 보조금 증가가 세계 철강 과잉 생산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철강 과잉 생산량이 오는 2028년 7억4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신규 설비 증설은 정부 지원을 받는 비OECD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2024년 중국 철강 기업이 자산 대비 받은 보조금은 다른 국가 생산자보다 15배 많은 수준으로, 2023년 10배에서 더욱 늘어났다. 중국의 2025년 철강 수출량은 1억3100만톤으로 2020년 대비 153% 급증했으며, 이는 같은 해 유럽연합(EU)의 총생산량을 웃도는 규모다.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과잉 설비는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경제 안보와 회복력을 해치며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며 "해로운 보조금 등 비시장적 관행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정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등 무역 조치를 피하려는 우회 정황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열연강판 등 제품 수출이 급증함과 동시에, 동남아에서 OECD 시장으로 같은 품목의 수출이 늘어나는 패턴이 확인됐다. 실제로 2025년 중국의 동남아향 반제품 철강 수출은 300% 증가했는데, 이는 제3국에서 가공을 거쳐 OECD 시장으로 재수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보고서는 철강 산업이 원자재 공급 압박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42개국이 고철 수출을 제한하는 등 원자재 수출 통제가 확대되고 있으며, 중동 분쟁과 연관된 에너지 비용 상승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압박은 친환경 저탄소 철강 생산 프로젝트들이 연기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OECD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