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의 효율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은 김민철·박지훈·이진희 박사 연구팀이 니켈 기반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EC)의 내부 구조를 개선해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SOEC는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합성가스, 지속가능항공유(SAF), 플라스틱 등의 원료가 되는 일산화탄소(CO)로 바꾸는 장치다.

기존 SOEC는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전해질 소재(YSZ, GDC)를 함께 사용했다. 하지만 두 소재는 고온에서 열에 의한 변형률이 달라 장시간 작동 시 갈라지거나 분리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값비싼 증착 장비 대신 간단한 담금 코팅(dip-coating) 공정을 이용해 두 소재 사이에 '완충층' 역할을 하는 복합 중간층을 만들었다. 이 완충층이 고온에서 발생하는 변형 차이를 흡수해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원리다.

새로 개발된 기술을 적용한 SOEC는 가혹한 조건에서 80시간 연속 운전 후에도 초기 성능의 91%를 유지해 뛰어난 내구성을 보였다. 이는 기존 SOEC의 패러데이 효율(전기 에너지가 화학 반응에 사용되는 효율)인 80~90%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위 면적당 이산화탄소 처리 속도를 의미하는 전류밀도 역시 기존 0.59A/cm²에서 2.14A/cm²로 약 3.6배 향상됐다.

신석민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고체산화물 전해전지의 상용화와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을 가로막던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동전 크기의 소형 전지에서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현재 스마트폰 크기의 평관형 전지로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고가의 장비 없이 대면적 제작이 가능해 향후 상용화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2026년 3월호 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