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을 비판했다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유엔(UN) 인권조사관의 가족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UN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가족이 미국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알바네제 보고관에 대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번 제재로 알바네제 보고관 가족의 삶과 일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딸을 포함한 가족은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 접근조차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측은 소장을 통해 "피고인들이 한 개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그의 설득력을 두려워한다는 이유로 그와 가족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인권 변호사 출신인 알바네제 보고관은 제네바에 본부를 둔 UN 인권이사회가 임명한 전문가다. 그는 팔레스타인 영토 내 인권 침해를 조사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을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하는 등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은 이러한 주장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미국 정부는 UN에 알바네제 보고관의 해임을 압박했으나 실패하자 지난해 7월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알바네제 보고관은 제재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딸은 미국인이고 나 역시 미국에 자산을 일부 보유하고 있어 분명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모든 일을 선의로 행했으며, 정의에 대한 나의 헌신이 개인적인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바네제 보고관은 제재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인 보고서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UN 특별보고관은 UN을 공식적으로 대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보고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에서 국제 사법 사건을 다루는 검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