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단장증후군 신약 후보물질을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총 1조9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일 보고서에서 이번 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마스터한 최강자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했다는 점에서 향후 임상 개발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100억원(7500만달러)을 받는다. 이후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1조7844억원의 마일스톤과 별도의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한국 내 권리를 보유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을 완료한 뒤 릴리가 후속 개발과 상업화를 주도할 예정이다.

기술수출된 신약 후보물질 '소네펙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GLP-2 유사체다. 단장증후군은 소장이 짧아져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현재 유일한 치료제는 매일 1회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소네펙글루타이드는 세계 최초 '월 1회' 투약 제형을 목표로 개발돼 환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 1상에서 약 108~167시간의 긴 반감기와 양호한 안전성을 확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투약 편의성 개선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뇨 시장에서 주 1회 제형 '오젬픽'이 일 1회 제형 '빅토자'의 매출을 압도한 사례처럼, 소네펙글루타이드가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소네펙글루타이드의 최대 매출 잠재력을 약 30억달러(약 4조3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기술수출을 반영해 소네펙글루타이드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5249억원으로 새롭게 산정했다. 보고서는 "올 하반기 머크와 협력 중인 '에피노펙그루타이드'의 MASH(대사 이상 관련 지방 간염) 2b상 데이터 발표 등 추가적인 연구개발 성과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