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오히려 집단 전체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과잉 무장'의 덫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개인의 총기 구매 결정이 주변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쳐 사회 전체의 총기 보유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진화 게임 이론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과잉 무장' 현상으로 정의했다. 과잉 무장은 총기 소유로 인한 사회 전체의 비용이 개인이 얻는 편익을 넘어서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은 인구 100명당 총기 120정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무장 수준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연구 모델에 따르면, 주변에 무장한 사람이 늘어날수록 개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선택이 연쇄 반응을 일으켜 결국 '공포의 악순환'을 만든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내 총기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현상이 이 모델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불안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총기 구매를 부추기는 피드백 고리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 전략이었던 '상호확증파괴(MAD)'에 비유했다. 상대방의 핵 공격을 막기 위해 너도나도 핵무기를 늘려가던 군비 경쟁처럼, 개인들도 '나만 비무장 상태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총기 구매 경쟁에 뛰어든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헤론 교수는 "개인의 합리적인 이기심이 집단적으로는 최적이 아닌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개인판 군비 경쟁과 같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해결책으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한 공포감 완화를 제시했다. 사람들이 실제 위험 수준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돕는 공공 캠페인 등을 통해 과잉 무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