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해체가 아프리카 전역의 폭력 사태를 급증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틴 라이트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USAID 해체 전후 11개월간 아프리카 870개 지역의 분쟁 동향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USAID 원조 의존도가 높았던 지역은 원조 중단 이후 모든 유형의 분쟁 사건이 약 12.3% 증가했다. 전투는 약 7.3%, 시위와 폭동은 약 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원조 규모가 상위 25%에 속했던 지역은 원조를 받지 않은 지역에 비해 분쟁 발생 확률이 약 6.5% 높았다. 이 지역들에서는 시위·폭동 발생 확률이 10%, 분쟁 사건 수는 10.6%, 전투 횟수는 6.9%, 전투 관련 사망자는 9.3% 각각 증가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USAID로부터 보건, 식량 안보, 기본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아온 지역이다.

연구팀은 원조 중단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활동이 증가하고, 모잠비크에서는 이슬람국가(ISIS) 연계 세력의 위협이 커졌으며, 남수단에서는 무력 분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USAID의 지원은 인도적 지원에 집중됐지만, 분쟁과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지역 정부의 노력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도 해왔다.

경제적 타격도 예상된다. 미시간 경제 저널에 실린 한 기고문은 원조 중단으로 인해 5년 안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제 규모가 기존 예측치보다 45억달러(약 6조4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보연구소(ISS)는 원조가 계속됐을 경우와 비교해 2030년까지 570만명의 아프리카인이 추가로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콩고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 지역 내 분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