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년 전 빙하기 인류가 매머드를 해체해 식량으로 삼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독일에서 발견됐다. 갈비뼈에는 선명한 칼자국이 남았고, 일부 뼈는 도마로 사용된 흔적도 확인됐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학교(FAU)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바이에른주 타이머링 지역에서 발견된 매머드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화석은 약 2만7000년에서 2만5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6년 전 건설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이 화석은 2.5m 길이의 나선형 상아와 갈비뼈, 손뼈, 발뼈 등 70점 이상의 뼈로 구성됐다. 연구 결과, 모든 뼈는 어깨높이 약 3m에 달하는 한 개체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연구팀의 주목을 끈 것은 갈비뼈 표면에 집중적으로 발견된 자국들이었다. 분석 결과 이 자국들은 구석기 시대 사냥꾼들이 매머드를 해체하면서 남긴 칼자국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넓은 갈비뼈 중 하나는 다른 부위를 자르기 위한 '도마'처럼 사용된 흔적도 발견됐다.

다만 매머드가 인류에게 직접 사냥당했는지, 혹은 자연사한 개체를 인류가 발견해 해체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학술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해당 시기는 마지막 빙하기의 절정기로,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이 남쪽이나 동쪽으로 이동해 이 지역에서는 인류 활동의 증거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게르트루트 뢰스너 박사는 "해당 위도에서 매머드 골격 유해가 발견되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쾰른 대학교와 FAU의 고고학 교수들 역시 "빙하기 절정기에 이 지역에서 인류 활동의 증거가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화석 주변의 꽃가루 분석에 따르면, 당시 이 지역은 나무가 거의 없는 툰드라와 같은 초원 지대, 이른바 '매머드 스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의 영양가 높은 풀과 관목은 매머드를 비롯한 다양한 대형 포유류의 서식 환경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