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깊은 땅속 미생물 생태계가 무작위 집합이 아닌, 체계적인 분업 구조를 통해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 생물지구과학'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는 옛 금광(현 샌포드 지하연구시설) 지하 250m에서 1.5km 깊이에 이르는 6개 지점에서 4년간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각 지점의 미생물 생태계는 서로 매우 달랐지만, 시간이 지나도 대체로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했다. 이는 특정 기능별 집단으로 구성된 '분업'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 내에는 두 그룹의 미생물이 존재했다. 하나는 탄소를 재활용하며 생태계의 핵심 기능을 꾸준히 유지하는 '안정적 그룹'이다.
다른 하나는 평소 활동이 적다가 황, 질소, 철 등 새로운 영양분이 나타나면 이를 활용해 번성하는 '반응성 그룹'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극한의 지하 환경에서도 생명 활동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마그달레나 오스번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모든 장소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핵심 미생물 군집은 없었다"며 "같은 숲의 다른 지점이 아니라, 같은 바다의 다른 섬들을 샘플링하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의 탄소 순환 등 생물지구화학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화성 등 비슷한 극한 환경에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의 생존 방식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 있다.
연구팀은 탄소 저장이나 지열 에너지 추출 등 인간의 지하 개발 활동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번 교수는 "잠자던 미생물들이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면 지하 기반 시설의 금속을 부식시키는 등 예상치 못한 화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